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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걸어보자/남미여행

실망스러웠던 쿠스코 파비앙 투어 후기

 

쿠스코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여행의 핵심 중 하나인 마추픽추를 위해 투어를 알아봤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파비앙투어를 모두가 강추했다. 거의 찬양했다.

그래서 믿고 파비앙 투어를 찾아나섰다. 

 

 

 

아르마스 광장에 한국어로 된 간판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르마스 광장을 몇바퀴 돌아도 우리 눈에는 그 간판이 안 들어왔다.

다시 가게 하나씩을 살펴보며 돌다보니 파비앙 사무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확한 명칭은 "Golden Tour"였다.

페루레일 사무실 근처에 위치해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페루레일도 직접 다 예약해줘서 편했다.

 

그렇게 찾아간 파비앙 투어는 소문대로 굉장히 친절했고 자세히 알려줬다.

사실 가격적인 측면만 봤을 땐 다른 곳보다 저렴한지는 모르겠더라.

그래도 이정도로 친절한데 차이 나봐야 얼마나 나겠다는 생각에 그냥 다 예약했다. 비교하며 다니기 귀찮기도했고...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마추픽추를 인당 160달러에 예약했다.

모라이, 살리네라스 입장료는 70솔, 10솔로 따로 내야했고

그 외 차량 픽업, 가이드비, 페루레일, 마추픽추 입장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라 꽤 만족했다.

게다가 시간까지 딱딱 계산해서 루트를 전부 짜줘서 따로 신경쓸 게 없었다.

궁금한 게 생기면 카톡을 통해 바로 물어볼 수 있다는 것도 참 편했다. 

 

 

 

그리고 예약한 파비앙 투어의 시작일.

아침에 파비앙 사무실에 갔을 때까지만해도 마냥 좋았다.

사무실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9시쯤 되자 파비앙이 우리를 근처 광장으로 안내했다.

그 곳에서 다른 투어사랑 합쳐서 준비된 차량(봉고차 같은 거)을 타고 다같이 이동했다.

나는 파비앙이 가이드도 하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나보다.

 

 

 

그렇게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피곤함에 우리는 완전히 뻗었다.

원래 Maraz라는 곳 근처에서 우리를 기차역까지 transfer 시켜주기로 했는데,

자다가 눈을 떠보니 "쿠스코에 무사히 도착한 걸 환영합니다!"

.....헐

처음엔 뭘 잘못들었나했다.

페루레일 티켓도 시간에 맞춰서 다 예매해놨고 이후 일정들이 다 예약되어있는데, 멘붕이었다.

이런 상황일수록 침착해져야한다고 스스로를 자제시키며

가이드한테 우리 왜 중간에 안 내려줬냐고 따지니까 왜 자기한테 내려달라고 말을 안 했냐고 했다.

파비앙이 다 전달해준다고 따로 신경쓸 일 없을 거라고 했는데... 하... 자기는 들은 적도 없단다.

한 번 더 확인 안 한 우리도 잘못했지만 그 당시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났다.

굳이 돈 더 들여가며 투어사를 이용한 이유가 이런 일 안 생기게 하기위함인데...

그렇게 짧은 스페인어와 영어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가이드가 파비앙과 연락하더니 기차시간이 임박해 급하니까 일단 우릴 택시에 태웠다.

비오는 날 안개 속 구불구불한 길을 질주하는 택시는 정말 무서웠다.

역주행은 또 몇 번이나 하는지 잠이 확 깼다.

007 영화가 따로없었다. 그렇게 기차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했다. 자칫했다간 진짜 기차를 놓칠뻔...

밥도 못먹었기 때문에 진짜 너무 배고팠다.

다행히 기차에서 한국인 부부를 만나 과자를 얻어먹고 기차 내에서도 간식을 제공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무사히 아구아스 깔리엔떼스에 도착했다.

 

이후에 카톡으로 미안하다고 하긴 했지만 그 순간엔 정말 아찔했다.

이 날 확실히 느꼈다. 남들이 다 좋다고해도 나랑은 안 맞을 수 있는거다.

 

 

 

 

다음날 마추픽추 투어에서도 실망스러웠다.

전 날 자기가 가이드라고 소개하고 인사까지 다 한 사람은 스페인어로만 설명했다;

우리를 포함해 영어 설명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른 투어에다가 끼워넣었다.

그것도 설명하고 있는 중간에.

이미 파비앙투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후라 그런지 이제 그러려니했다.

 

 

 

설명과는 별개로 마추픽추는 정말 멋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