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16시간 타고 난 뒤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택시 아저씨의 꼬임에 넘어가서 계획에 없던 나스카라인을 보러 갔다.
그냥 택시에 앉아만 있으면 우리가 내린 이카에서 와카치나까지 간 뒤
숙소 예약도 해주고 짐도 다 방에 옮겨주고 나스카에 가서 구경하고
다시 와카치나까지 데려다준다는 완벽한 코스
우리는 편안하게 앉아만 있다가 구경만 하면 된다고...^^
120이였던가? 아무튼 100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불렀는데
우리에게는 흥정할 기운도 움직일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택시를 탄 순간 내리기가 싫었다.
너무 지쳤고 너무 더웠고 너무 졸렸다.
그래서 그냥 OK
나중에 알고봤더니 역시 말도 안 되는 가격이 맞았다ㅎㅎ..
아무튼 그렇게 가게 된 나스카는 진짜 신기하고 멋있었다.
경비행기 하나 타는데 공항세도 따로 받았다.
세상에.
남미여행 중 가장 적응 안 됐던 부분 중 하나였던 공항/터미널요금.
있어봤자 뭐 얼마나 있는다고...ㅠㅠ
혹시를 대비한 봉지가 자리마다 꽂혀있다.
저게 뭐 필요할까했는데
경비행기는 그냥 비행기와 아주 많이 달랐다.
비행기에 타고있는데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것 같지 않은 기분.
특히 옆으로 기울 때는 정말 그냥 훅 떨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바로 나스카라인이 보이는건가 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생각보다 이동한 뒤에 바닥에 뭔가 문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 보일까 했는데 생각보다 문양이 또렷해서 신기했다.
기대이상!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에 더 그랬을 수도 있다.)
좌우 방향 바꿔가면서 다 보여줘서 어느쪽에 앉아야하나 고민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다만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안경이나 렌즈는 필수!
친구는 여행 중에 안경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나스카라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ㅠ
하나씩 보여줄 때마다 설명해줬는데
우와우와 어디어디 하면서 사진찍기 바빠서 설명은 거의 못들었다;
거미도 있고 벌새도 있고 고래도 있고 뭐 그랬던것같은데@
그치만 젤 신기했던건 역시 외계인! 외계인이 인사하는건 진짜 와...
비행시간은 되게 짧았는데
더 길면 진짜 멀미 제대로 했을 것 같다.
가난한 배낭여행객에게 진짜 사치긴한데
그래도 여기까지 가서 안 보는 것도 아쉬울 것 같긴하다.
책에서 보는거랑 눈으로 보는건 또 다르니까.
그런데 진짜 어떻게 저런 게 생겼을까. 진짜 외계인이 왔다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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