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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걸어보자/남미여행

[방구석여행_아르헨티나] 친절하고 따뜻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

치안이 안 좋기로 소문난 라보카에 아무 탈없이 무사히 다녀왔다.

라보카까지 가는 버스 번호는 알았는데 내리는 정류장을 몰라 안절부절하다가

버스 기사 아저씨한테 여러번 물어봤는데

버스기사 아저씨랑 옆에 타고있던 아주머니가 알려준 덕분에 무사히 LA BOCA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가다보면 누가봐도 라보카로 보이는 곳이 나타난다.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인파가 그 이전 거리와 완전히 차이난다.

 

 

하도 위험하다는 말을 들어서 카메라도 찍고 바로 넣고를 반복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밝고 관광객들의 천국이었다.

그런데 진짜 신기한 게 마치 선이 그어진 것처럼

딱 어느 선까지만 사람이 많고 그 뒤로는 아무도 없이 조용했다.

다들 그 선까지 가면 더 가지 않고 되돌아 나왔다. 위험을 감지한걸까...?

 

 

 

 

오히려 라보까보다 산뗄모 시장이 더 위험해보였다.

여기도 물어물어 버스를 탔는데 내리는 곳을 몰라서

(이상한데 내리면 진짜 위험할 것 같았다;)

앞에 앉아있는 여자애한테 물어보니까 친절하게도 같이 내려서 방향까지 알려줬다.

그러면서 계속 조심할 것을 강조했다. 소매치기가 그렇게 많다며......

바디랭귀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우리에게 엄청난 긴장감을 심어주고 볼키스와 끝으로 떠나갔다....ㅎ

 

무진장 긴 시장은 꽉 찬 사람들로 인해 소매치기에 최적화된 모습이었다.

그래서 가방을 꽉 붙들고 다녔다.

실제로 누군가 소매치기를 당한 후 경찰에게 하소연 하는 모습도 봤다.

맘편한 쇼핑을 위해 사진은 그냥 포기했다.

 

시장 구경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

또 버스 타는 곳을 몰라 짧은 스페인어로 여기저기 물어봤다.

"Bus. 115. para Boedo"

문장도 아니고 단어 나열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친절하게 답해줬다.

우리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본 할아버지 한 분이 너네 어디 가냐고 물어왔다.

(여행 하다보면 못 알아들어도 이해되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

그러자 길고 긴 스페인어로 설명하시는데 그 중에 "siete" 한 단어 알아들었다.

7번 버스가 가나보다...?

확실히 알아들은 게 아니라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자 할아버지가 자기가 알려주겠다고 하셨다.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드디어 익숙한 길이 눈에 들어왔다.

신나서 내릴 준비 하다가 뒤돌아보니 할아버지가 여기서 내려서 어떻게 가라며 또 열심히 설명해주셨다.

"Gracias!"

윙크와 함께 엄지 척을 날리시는 할아버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스가 떠난 뒤에도 창문으로 손을 흔드셨다.

 

여기 치안이 별로라더니 (물론 이건 맞는 것 같지만 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좋은 것 같다.

무조건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